☞ 푸드닥터 한형선 박사의 식재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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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 년에 두 번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나무가 있습니다.
이른 봄, 어는 나무보다 일찍 앙상한 가지에 샛노란 꽃을 피우는 봄의 전령사 산수유나무가 바로 그 나무죠. 그리고 모든 나무들이 앙상한 가지를 드러내는 늦가을에는 독야청청 붉은 열매로 다시 한번 본연의 아름다움을 발산합니다.
산수유는 보는 즐거움뿐만 아니라 약재로도 효용가치가 높습니다. 11월 말, 늦가을 풍경을 빨갛게 물들이는 산수유 열매에 대해 알아볼까요?
♣ 산수유나무는 참 부지런합니다.
추운 겨울 눈 속에서도 꽃망울을 잉태하고 제일 먼저 노란 꽃을 피우며 봄을 알리고, 가장 빨리 무성해지고 가을의 끄트머리까지 남아서 열매를 만드는, 어쩌면 일 년을 가장 부지런하고 알차게 보내는 나무입니다. 한마디로 일 년 내내 쉼 없이 활발한 생명활동을 하는 것이지요. 바로 이러한 나무가 공들여 완성한 열매가 산수유입니다.
♣ 산수유는 옛날부터 신선이 먹는 귀한 열매로 알려져 있습니다.
효심이 지극한 소녀의 기도 덕분에 신선이 감복하여 산수유 열매를 주셨다고 전해지는 이야기가 있는 것처럼, 예로부터 생활 속에서 질병을 치료할 뿐 아니라 건강을 위해서 효용가치가 높은 열매 중 하나였습니다.
산수유나무는 초봄인 3월경에 노란 꽃을 피워 10월 말부터 열매가 빨갛게 익기 시작합니다.
통통하게 살이 오른 열매는 보통 11월 말까지 수확을 합니다.
수확을 한 산수유를 복용하기까지는 몇 가지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우선 햇볕에 말리거나 온돌방에서 3~4일 정도 건조시키고, 이어 씨를 발라내어 다시 말립니다.
이 과정을 통해 열매의 붉은빛에 윤기를 더하고 색도 짙어집니다.
말린 산수유는 맛이 약간 달고 verbenalin saponin, tannin, ussor 산(酸), 沒食子酸(몰식자산), 사과산, 주석산 등 유기산과 비타민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서 떫고 강한 신맛이 나며 수렴작용을 가지고 있습니다.
산수유가 품은 바로 이 신맛과 수렴작용이 간 기능을 좋게 하고 정력 증강과 관계가 있다고 합니다. 또한 <동의보감>에 의하면 당뇨병, 고혈압, 부인병, 신장 계통에 효능이 있다고 기록되어 있고, 허약한 콩팥의 기능을 강화시켜주는 효과도 있습니다.
산수유의 효능을 좀 더 자세하게 풀어보면 원기와 혈액을 건강하게 만들어 혈액 부족으로 나타나는 어지럼증을 비롯해 혈압 관리, 허리와 무릎 보호와 염증 치료에 상비약으로 좋습니다. 또 산수유가 품은 특유의 신맛이 근육 수축 작용을 돕기 때문에 아이들이 밤에 오줌을 지리는 증상인 야뇨증에 효과적이고, 노인들의 요실금 증상 완화에도 도움을 주며, 신장 기능이 쇠약해져서 생기는 정액의 손실과 조루증에도 이롭습니다.
산수유가 이처럼 다양한 증상과 질환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비결이 궁금하지 않으세요? <동의보감> 등 한의서에 나온 기록을 보면 산수유 열매는 독성이 없고 간과 신장 기능을 보호하는 효능이 있어 좋은 약재로 평가하고 처방하여 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현대 약리학적으로도 산수유는 알코올에 의한 간손상을 예방¹하며 골관절염, 궤양성 대장염 등 염증 치료²⁻³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되었습니다. 또한 정자의 운동성을 향상⁴시키고 심장 기능을 높이는 자양강장⁵ 효과를 비롯하여 당뇨병과 합병증 예방⁶, 강력한 항산화 작용⁷까지 현대인을 괴롭히고 있는 대사성질환과 만성피로에도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음을 밝히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다재다능’, ‘팔방미인’이라는 별칭이 제격인 산수유, 지금부터라도 가까이하면 어떨까요?
남녀노소 불문 누구에게나 좋은 약재인 만큼 이미 시중에도 음료, 차, 술, 환, 비타민 등 다양한 산수유 상품이 출시되었습니다. 하지만 음식은 정성이 반이라고 하잖아요. 조금의 정성만 들이면 큰 어려움 없이 차나, 술, 효소, 정과 등을 만들 수 있으니 올겨울 한번 도전해 보시길 권합니다. 산수유의 고장인 전남 구례군청에 올라온 산수유 섭취 방법을 소개해보겠습니다.
1) 가장 쉬운 산수유차 끓이기부터 배워볼까요.
잘 말린 150g을 맑은 물 10L(5되)에 넣고 강한 불로 1시간 끓인 후 약한 불에서 2시간 정도 끓입니다. 차가 졸아서 3L 정도 남았을 때 건더기를 건져내고 취향에 따라 설탕이나 꿀을 섞어 마시면 됩니다. 유리병에 담아 냉장고에 보관한 뒤 수시로 마시면 됩니다. 차를 끓일 때 구기차를 첨가하면 산수유 특유의 신맛을 줄일 수 있으니, 타닌의 신맛이 불편하면 구기차와 함께 끓여 보세요.
2) 달콤한 주전부리를 좋아한다면 산수유정과를 추천합니다.
재료는 딱 두 가지입니다. 산수유와 꿀. 산수유정과는 산수유나무 열매로 만든 정과로 산수유가 빨갛게 익으면 씨를 빼고 말립니다. 말린 산수유는 물에 불려 1:1 비율로 꿀에 재워 둡니다. 산수유를 물에 끓이면 색이 변하기 때문에 말린 산수유를 그대로 꿀에 재워 진정과를 만들거나 꿀에 재운 산수유를 살짝 끓인 후 채반에 말려 건정과를 만들 수 있습니다. 꿀이 더해져서 특유의 신맛은 약해지고 단맛이 올라가 새콤달콤한 정과를 맛볼 수 있습니다.
3) 마지막 레시피는 산수유주입니다.
잘 말린 산수유 600g(1근)와 소주 5~6l(됫병 3병) 정도를 유리용기에 담은 후 밀봉합니다. 3개월 정도 지나면 붉은빛이 돌기 시작하므로 하루에 3~5회 정도 적당량 마시면 약주로 효험이 있습니다.
산수유는 이른 봄부터 노란 꽃으로 개화하여 마치 겨우내 움츠렸던 심신을 활짝 피라는 듯 가장 먼저 봄의 신호를 보냅니다. 꽃이 진 자리에 돋아난 푸른 잎은 늦은 가을까지 강한 생명력으로 번성하고 추운 겨울이 오기까지 자연을 갈무리하고, 빨간 열매를 만들어냅니다. 다시 앙상해진 가지는 추운 겨울에도 이듬해 봄을 준비하면서 꽃망울을 키웁니다. 온전히 사계절의 모든 기운을 받아 가며 살아가는 산수유의 모습은 마치 마지막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고 말하며, 인생이 절반을 돈 중년들에게 산수유는 자기처럼 끊임없이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며 사랑하라고 이야기하는 것만 같습니다. 산수유의 ‘영원불멸의 사랑’이라는 꽃말처럼요.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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